핸드폰 알람보다 먼저 모카포트가 내는 소리로 하루를 시작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. 누군가 내려둔 커피를 가족이 나누어 마시는, 아주 평범해서 더 오래 남는 풍경입니다.

물을 채우고, 커피를 담고, 불 위에 올립니다. 그다음에는 잠시 기다리는 일밖에 없습니다. 빠르게 결과를 얻는 데 익숙한 우리에게 이 단순한 순서는 뜻밖의 여백을 만들어 줍니다.

모카포트는 새것처럼 반짝이게 관리하는 물건이라기보다 매일 쓰며 나만의 흔적을 더해가는 물건입니다. 세제 대신 물로 씻고 완전히 말린 뒤, 다음 아침을 기다립니다.

기다리는 몇 분까지도 커피를 마시는 시간입니다.

커피 한 잔이 거창한 의식일 필요는 없습니다. 하루 중 10분만이라도 속도를 늦추게 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.